중문관광단지 맛집 해물탕 완전 실패
- 소랑밥상
- 2019. 12. 25. 20:53
중문관광단지 맛집은 절대 가는 거 아니라고 잘 알고 있었거든요. 유명 관광지에 가서 먹으면 맛이 떨어지는데 유난히 제주 중문관광단지는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제주에 살면서도 절대로 중문관광단지에서 밥을 먹은 적이 없었는데. 하, 정말 내가 왜 중문관광단지 가서 밥을 먹었을까요.
가게 이름이랑 위치는 말하지 않겠지만 먹고 와서 며칠 동안 분통이 터졌습니다. 우리끼리였으면 절대로 가지 않았을텐데 귀한 분들을 모시고 근처 관광을 시켜드리다가 식사 시간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괜찮은데 어르신들은 식사시간 놓치면 기운 빠져하기도 하고요 서귀포항이나 다른 곳에 가서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그냥 중문관광단지 맛집을 찾았습니다. 그러다 평가도 좋고 또 어르신들이 해물탕을 드시고 싶다고 해서 한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반찬은 그런저럭
잘 나오는 것 같아서
괜찮다 싶었지요.
돈가스하고 멸치튀김입니다.
큰 멸치인데 아마 남해 멸치쌈밥?
그런 멸치를 튀긴 것 같습니다.
오... 상차림이 그래도
푸짐하게 나오는 것 같아서
중문관광단지 맛집으로
기대를 했습니다만.
위에 있는 재료는 신선신선합니다. 야채도 향도 좋고 상태도 괜찮았구요 전복은 살아있는 겁니다. 불에 올리니 꿈틀꿈틀합니다. 이외에 생물은 없었습니다. 모두 죽어있는 것들이었어요.
아니 제주도에서? 제주도 중문관광단지 해물탕인데 전복 빼고는 다 죽어있는거? 뭔가 좀 이상하다 싶었지만 전복은 살아있었고 미나리 향도 괜찮아서 내심 기대를 하면서 다 익기를 기다려봅니다.
손질을 기본적으로 해줘야하는거 아닌가 싶었는데. 부르니까 와서 잘라줍니다. 지금 사진을 보니까 쭈꾸미인지 낙지인지 다리가 말라 비틀어져 있군요.
조개랑 새우 등은 익혀서 나온거니까 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아 익혀서 나오느라 죽어있는 것이었군요. 익혀서 나왔으니 먹어도 된다는 말에 새우를 까보려 했지만 까지지 않습니다. 더 익혀야하나보다 하면서 기다렸습니다.
문어는 통통하니 맛이 좋았습니다. 죽어있긴 했지만 제주산 문어가 맞다고 하네요.
새우도 저는 그럭저럭 먹었습니다. 잘 까지지 않았어요. 충분히 익혔는데도 잘 까지지 않았지만 새우는 원래 맛있는 거니까요. 저는 맛이 괜찮았는데 식사를 다 하고 나서 일행분들이 이렇게 새우도 맛이 없는 집은 처음 본다고 하셔서 정말 죄송했습니다. 사드리고 나서도 욕 먹는 이건 정말... 중문관광단지 맛집 다들 안 오는 이유가 있겠지요. 아니면 이곳만 이러는것일지.
결정적으로 이 식당은 중문관광단지에서 장사를 하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개 때문이었어요. 아니 제주도에서 이게 정말 말이 됩니까? 조개가 다 말라비틀어졌어요. 그리고 오래된 조개에서 나오는 그 특유의 냄새와 식감. 약간 휘발유 냄새 같은 거요. 그리고 해물탕 대를 주문했는데 밑에 이렇게 못되어먹은 조개만 잔뜩 깔아놓아 양이 많게 보이게 만들었고 먹을 게 없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와서 그날 밤부터 약 일주일 뒤까지, 그리고 지금까지도 중문관광단지 맛집하면 이가 갈립니다. 다 저 식당 때문입니다. 함께 식사한 사람들도 두고두고 그 집은 진짜 왜 그러냐고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저런 재료를 쓸 수 있느냐고 말이죠.
조개 먹은 거 아닙니다. 건져내어보니 상태가 다 저렇습니다. 상한건지 곪아터진건지 저렇게 생긴 것을 사람 먹으라고 내 놓다니요. 관광지니가 뜨내기 손님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장사하는가 싶었습니다.
주변에서도 중문관광단지 맛집은 찾지도 말고 쳐다보지도 말라는데 그래도 종종 맛있는 집들이 더러 있기는 했는데 이 식당은 정말 화가 납니다. 먹고 나서 기분 더럽고 돈 아까워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친절하지도 않았고요.
중문관광단지에서도 양심적이고 친절하게 장사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양심없이 자기 주머니 채우려고 하는 분들 때문에 욕 먹는 게 아닐까 싶네요.